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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29, 2020

부실 옵티머스, '깜깜이' 판매사·신탁사 책임 발뺌만 - 한겨레

buahasema.blogspot.com
또 터진 환매중단 거센 후폭풍

사모펀드 규제 허술한 틈
옵티머스쪽 투자자 속이고
부실 사채까지 사들여

고객에게 상품 판 증권 은행
“감시 의무 없다”며 점검 안해
신탁사도 사모펀드 이유 ‘면제’

금융위 법안 손질 ‘시차’ 불가피

그래픽_김정숙
그래픽_김정숙
“증권사 지점 연락을 받고 평생 모은 돈을 넣었는데 너무 후회됩니다.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듭니다.” 대구광역시 범어동에 사는 이아무개(71)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주로 거래하는 증권사 지점으로부터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가입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아주 안전하다’는 직원 말을 믿고 돈을 넣었지만 환매를 한 달 앞둔 지난 19일 지점 센터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운용사에 문제가 생겨 돈을 지급할 수 없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증권사들이 투자설명서와 다른 부실 사채를 담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를 고객들에게 권유해 팔았지만 이들이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판매사는 자산운용사를 감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판매사와 수탁사의 사모펀드 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법 개정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고객 자산을 맡긴 증권사는 엔에이치(NH)투자·케이프·한화투자·하이투자·대신·한국투자증권 6곳이다. 이들 가운데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작정하고 속여 알 수가 없었다”고 설명한 증권사도 있지만, 실사를 통해 위험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밝힌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펀드 설정 뒤 정기 실사를 나갔는데 임직원의 금융 전문성이 높지 않아 보여 신뢰가 가지 않았고, 위험 관리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환매를 유도했다. 지금은 법인기업 고객 1곳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 부실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모펀드에 대해 판매사와 수탁사의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서울시내 한 은행 창구. 연합뉴스
사모펀드 부실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모펀드에 대해 판매사와 수탁사의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서울시내 한 은행 창구. 연합뉴스
자산운용사 펀드는 주로 증권사, 은행 등 판매사를 거쳐 투자자에게 판매된다. 자산운용사가 직접 팔기도 하지만 전국 지점을 갖춘 판매사에 맡기면 상품을 더 많이 홍보할 수 있어서다. 판매사는 그 대가로 고객과 자산운용사 모두에게서 판매보수를 받는다. 고객 입장에선 사실상 판매사의 신용을 믿고 거래하기 때문에 판매사가 자산운용사 상품을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판매사가 자신이 파는 상품의 부실 여부를 감시할 의무가 없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에게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설명할 의무만 판매사에 부여하고 상품을 검증하는 의무는 부여하지 않는다. 투자자 손해배상에 운용사와 판매사, 신탁사, 일반사무관리사가 연대책임을 진다는 조항(185조)이 있지만 법적 판단이 내려진 뒤에야 효력이 있다. 앞서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 등 일부 판매사가 부실 사모펀드 피해에 따른 배상을 미리 시작하기도 했지만 법적 의무가 아닌데다, 펀드 부실이 발생한 뒤여서 선제적인 투자자 보호로 보기는 어렵다. 펀드 자산을 맡아 관리하는 회사인 신탁사만 자산운용사를 감시할 법적 의무가 있지만, 이마저도 지난 2015년 사모펀드에 대해선 면제를 받았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신탁사인 하나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수탁사가 자산 내역을 일일이 열어볼 수 없어 어떤 자산을 담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옵티머스펀드가 끌어 온 부실 사채처럼 신용평가등급을 받지 않은 사채권은 금융투자업 규정상 투자자에게 팔면 안 되지만, 채권 이름만 가지고는 식별하기 어려웠다는 게 하나은행 쪽 설명이다. 금융위가 법안 손질에 나섰지만 현실에 적용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사모펀드를 전수조사하기로 하고, 이번주 유관기관들과 함께 사모펀드 전수 조사 방식과 일정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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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9, 2020 at 04:3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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